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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기록 🇬🇧/영국 일상

[23년 6월 일상] 대학원 막바지 일상, 런던 동네 탐색, 위캔드 콘서트

by Hayley S 2023. 9. 15.

’23 6월 셋째주 - 7월 첫째주 (4wks)

작년 10월에 시작했던 대학원 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1학기, 2학기 정규과정을 거친 후, 한달 간의 빡센 3학기를 마치고 난 뒤, 논문대신 선택한 BIP시뮬레이션을 끝냈다.

 

BIP 시뮬레이션은 3주 간 이어졌고, 학교에 와서 함께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은 일주일에 3번이었다. BIP는 Business in Practice으로 7명의 팀원이 한 팀이 되어 자동차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시뮬레이션은 총 28 Business Quarters로 진행되며, 하루에 4쿼터씩 진행한다. 회사는 총 5개의 팀 - Finance / Operation / Innovation / HR / Marketing 으로 이루어져있다. 모든 의사결정은 팀원간 그리고 팀별간 이루어져야하며, 함께 의논하여 장기적 단기적 플랜을 수립하여 실행한다.

함께했던 우리 팀원들~

학교에서 가끔씩 아이스크림 차를 보내주어서 공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었다. 학교에서 BIP팀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 같았고, 혼자서 리서치하고 글을 써야하는 Dissertation보다는 더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것 같다. 회사 다닐 때는 혼자 있고 싶고, 회의도 귀찮고, 프리랜서가 부러웠었는데 나는 소속감을 느끼고 주어진 일이 정해져서 루틴대로 해야하는 일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논문대신 BIP를 선택해서 만족했다. 일단 ERP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좀 더 오퍼레이션에 대한 아카데믹한 부분을 배울 수 있었고, 나름 체계적이었고 가이드라인도 잘 제공이 되어서 이해하기에 수월했었다. 아쉬운 점은 정해진 튜터가 팀별로 조언을 해주거나 질문을 받는데, 우리팀 튜터가 덜 협조적이었고, 시뮬레이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이라서 도움 받기가 어려웠다.

시뮬레이션이 있는 아침마다 쿼터 경향을 살피고 전략을 잘 세웠어야 했었다. 우리팀의 아쉬웠던 점은 다른 팀의 결정을 존중해주고 간섭하지 않으려고 했었기에 전체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기가 어려웠었다. 이것도 일종의 Psychological safety의 문제였었다. 우리 모두의 의견이 존중받는 것은 좋지만 가끔씩은 리스크를 안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했었다. 하지만 너무 Easy-going 마인드로 임하는 나머지 갈등을 마주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가끔은 회사 내에서 일어나는 팀 간 갈등도 일정부분 필요했던 것이다. 모든 부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고 팀 내 전략을 수립할 때는 다른 팀과 상의를 하고 데이터와 모든 팀의 합당한 의견을 바탕으로 결정해야 했었다.

BIP 시뮬레이션 과정이 끝나고 학교 측에서 파티를 주최했었다. Value added 점수 시상식도 열렸었고 그간 고생했던 팀원들과 함께 잠시나마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는 포토부스도 있었다.


그렇게 BIP 시뮬레이션이 끝나니 6월이 지났고, 7월이 되었다.

학교 정규 과정이 모두 다 끝나고 BIP 개인과제만 두개만 남기고 나니 대학원이 끝난 것 같아서 솔직히 기분이 울적해졌었다. 학교 생활이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고, 유익했었다. 사실 다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팀플과제가 제일 힘들었었는데 지나고나니 뭐가 힘들었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 팀플과제 덕분에 Project Management도 배울 수 있었고, 프로젝트 협업 그리고 내 의견 잘 피력하기 등 많은 소프트 스킬도 갖춰 나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었다. 대학원 과정 덕분에 앞으로 회사 생활할 때 좋은 밑바탕을 만든 것 같다.

7월로 접어들면서 이사에 대한 걱정이 커져갔었다. 당시에 지내고 있었던 학생 기숙사 계약이 2달도 채 남지 않았던 터라서 걱정이 많았다. 아직 취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을 선정하는 일도, 어떤 집으로 이사갈지도 정말 어려웠었다. 특히나 런던은 어느 지역이 안전하고 살기 좋을지 정말 감이 안와서 동네 탐색하러 가야했었다. 런던 집 렌트를 알아보는 대표적인 사이트 Right Move나 Zoopla에서 뷰잉 신청을 여러군데 연락해보았지만 학생 신분이라서 아예 뷰잉을 받아주지도 않았던 곳이 태반이었다. 뷰잉조차도 어려운데 어떻게 계약까지 성사될지, 학생이면 1년치를 Upfront 송금해야하는데 그 많은 돈을 어떻게 한번에 마련할지, 이렇게나 렌트비가 비쌀일인지 등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밀크티로 불안을 잠재웠었다. 밀크티는 나에게 허락한 유일한 MaYak..

취업과 이사, 이 큰 두 산을 어떻게 넘어야할지 갑갑했었다. 점점 시간을 지나는데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서 점점 나를 조여왔었다. 길바닥에 나앉지는 않겠지만은 어서 빨리 정착되어 취준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둘중 하나라도 해결이 되어야만 뭔가가 진행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이사할 집을 먼저 찾기로 했다. 런던 / 버밍엄 / 코번트리 세 도시를 집중적으로 검색했고 따져봤었다. 요즘 하이브리드 형태의 고용형태가 일반적이라 주 2-3회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이다. 이 점을 고려해봤을 때 버밍엄이나 코번트리도 불가능한 옵션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렌트비 때문이었다. 런던의 미친 월세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이제 갓 대학원 졸업한 외국인 노동자가 세후 월 350-370만원정도 벌어서 월 300만원 렌트비를 내고 유틸리티로 30만원을 낸다면 월급이 이미 날아간 상태다. 입에 풀칠도 불가능한 정도이다. 게다가 런던 아파트 신축 원베드룸의 경우에는 2200파운드 375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미친 월세가 분명하다. 지금 세계 주요도시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다들 살아가는 걸까.

코번트리는 일단 서비스 아파트가 한 군데 있었고 6개월도 계약이 가능했으며, Funished 한달에 1,000파운드였다. 조건이 괜찮아서 연락을 취해봤지만 학생은 받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했다. 버밍엄도 서비스 아파트가 몇군데 있어서 알아봤는데 한달에 1,450파운드였고, 시설이 어마어마하게 좋았다. 짐이나 리셉션, 라운지 모두 5성급 호텔급이었다. 원베드룸에다가 높은 층이라서 뷰도 좋았다. 런던 집값을 보다가 버밍엄을 찾아보면 희망이 보일 정도였다. 그러던 중, 내가 한 가지 간과해버린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아래에서 계속됨)

도서관에서 취준과 이사를 알아봤었다.

버밍엄 뷰잉 가는 길

뷰잉가는 날, 내가 젤 좋아하는 일식당에서 혼밥

버밍엄 차이나 타운

힘내려고 먹었던 장어덮밥

 

버밍엄 서비스 아파트도 좋은 시설과 런던보다는 저렴한 월세가 매력적이기는 했지만, 런던에 비해서 많이 싼 것도 아니었고, 런던에서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섣불리 버밍엄으로 이사가기가 망설여졌다. 그래서 내가 올초에 예매했었던 위캔드 콘서트를 갈겸 런던 동네 탐색을 하러 7월 초에 런던으로 떠났었다.

런던에는 녹차라떼가 있는 카페가 꽤 많다.

런던에서 제일 좋아하는 엘리자베스라인, 생긴지 얼마안되서 진짜 깨끗하고 시원하고 빠르다.

 

 

런던 에어비앤비에서 3일을 지내면서 이곳저곳 탐색을 다녀보기로 했었다. 에어비앤비는 동쪽 스트랫포드 아래쪽에 위치한 Bow 동네에 있었다. 동네도 블럭마다 분위기가 바로바로 바뀌기 때문에 동네를 묶어서 본다기 보다는 지하철과의 접근성 그리고 주변 도로와 분위기를 봐야하는 것 같다. 내가 머물었던 에어비앤비는 정말 좋은 곳에 위치했었다. 도로가 깨끗했고, 혼자 다니기에도 안전했으며, 약간 상류층 동네 같았다. 사실 이민자들(아랍계통)이 많이 사는 동네이기는 했지만(정말 백인은 한명도 못본 것 같다), 그래도 다들 여유있는 사람들이라서 매너도 괜찮고 조용하고 저녁에도 안전하게 느껴졌다.

인테리어가 예뻤던 에어비앤비

윔블던 경기기간이라서 생중계하고 있었다.

원베드룸으로 부엌이나 거실도 정말 깨끗했다.

앉았을 때 불편했던 식탁도 보기엔 예쁘다.

아파트 복도는 이런식

영국의 아파트는 보통 높지 않고 5층 정도 인듯하다. 고층도 물론 많기는 하다.

내가 싫어했던 Northern Line.. 좁고 냄새나고 더워 ㅠㅠ

신축 아파트가 많아서 한번 가봤던 콜린데일, 북쪽 바이브는 그렇게 나와 맞지는 않았다.

자철 라인별로 차이가 정말 크다.

남자친구 마중가면서 사갔던 오모테산도 카페 녹차라떼와 아메리카노

위캔드 공연 줄,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금방 게이트 열려서 10분만에 입장했다.

간만에 사람 많은데 갔었다.

 

 

캔드 음원이랑 완전 똑같다. 지정좌석에 앉았는데도 다들 자리에서 서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즐겼다. 한국과는 조금 달랐던 콘서트 문화도 나름 재미있었다.

밤이 되니 라이트가 더 웅장해졌다. 위캔드 라이브는 정말 레전드였다.

그래서 내가 간과했던 사실은 International 학생의 경우 BRP 카드에 명시된 날짜까지만 집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 일자를 넘어서 계약을 한다면 보증금에서 비자 체크와 계약 갱신에 드는 비용이 까일 수도 있었다. 즉, 나는 BRP에 명시된 날짜인 내년 1월 말까지만 집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내 비자는 올해 12월에 2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비자 연장을 할 수 없으니 6개월 계약이 가능한 집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런던은 제외가 되었던 것이다. 런던 동네 탐색과 뷰잉이 그렇게 헛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중에는 결국 가야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런던에서 코번트리로 돌아와서 바로 갔던 숑치 식당 ㅠㅠㅠ 아시안 푸드 정말 그리웠다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