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여행 중에 또다시 한국 사회에 대한 비관을 겪었다. 내가 바꿀 수도 없고, 이미 사람들은 이렇게 잠식되어 있다는 걸 체감하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졌다.어제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려고 길게 줄을 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서를 유지하고 조용히 기다렸다. 물론 중간에 한 할머니와 손자가 우리 앞을 가로질러 새치기를 시도하긴 했지만 그것조차 이제는 익숙하다 싶었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마자 단체로 온 아주머니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를 밀치고 좋은 자리를 먼저 선점하려고 달려들었다. 내가 앞쪽 줄에 있었기에 먼저 창가 자리를 선점하게 되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딱딱한 가방 모서리로 내 팔을 치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큰 목소리로 짜증을 내며 분위기를 흐렸다. 바로 앞에서 침을 뱉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