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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Singapore

[싱가폴 한달살이] 싱가폴 동문회에 호기롭게 왔지만 도망나온 스토리

by Hayley S 2024. 6. 27.

학교에서 동문회를 한다고 메일이 와서 마침 내가 또 싱가폴이라서 참석을 해봤다.

뭔가 사람이 엄청 많거나 적거나 할 것 같아서 전혀 예상이 안되는 상황에서 조금 긴장과 설렘의 마음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아차 싶었다 순간.. 모두가 풀정장으로 왔고, 연령대가 30대후반에서 많게는 50대였다. 완전 영업부장들의 만남의 장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들어가자마자 나 혼자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인도 여자가 말 걸어줬는데 동문회 부회장(?)이라고 했다. 20년도에 MBA를 졸업하고 마리나베이샌즈에 있는 헬스케어에서 HR에서 일한다고 했다. 얘기를 좀 나눠보긴 했지만 내가 잡 구하려고 싱가폴 왔다고 하니 짧은 대화밖에 오가지 못했고, 내가 이 분의 목적에 맞지 못하니 미안하기도 한 지경이었다. 다들 뭔가 영업의 기회를 엿보러 왔는데 갓 졸업한 잡시커가 와있으니 장애물만 되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싱가폴 동문회에 한국인이 왔는데, 명함 한장 없는 처지라서 네트워킹이 안됐다..😨 나는 왜 여길 온거지 싶었다. 어떻게 빠져나갈지 고민했다.


결국 틈을 봐서 중간에 빠져나왔다. 영국에서 취준기간이 길어지면서 네트워킹에 더 젬병이 되어버렸다. 명함 한장없고, 직업이 없고, 옷도 청바지 차림으로 가서 도저히 있을 수 없었다. 나는 가끔 내 성격이 너무 내향적일 때가 싫을 때가 있다. 자신감이 없어서 더 위축되었다.


오랜만에 싱가폴와서는 fierce하고 competitive하고 no mercy한 환경을 느껴서 힘들었고 실망스러웠다. 더이상 건물숲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그냥 발목 묶은 닭장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더이상 세일즈라는 업무에 미련이 없다. 내가 못하는, 하고싶지 않은 영역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