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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Singapore

[싱가폴 한달살이] 싱가폴 말차카페 KYO KOHEE, 테이크아웃 카페 분석

by Hayley S 2024. 7. 4.

요즘 테이크아웃 카페에 관심이 있고, 말차라떼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이 카페는 싱가폴을 떠나기 전에 꼭 가고 싶었다.
카페 위치는 CBD센터에 있고, 한 회사 건물 로비에 위치해 있다.


112 Robinson 건물 로비에 자리잡은 카페이다. 위치상으로 임대료가 어마어마 해보인다. 위치도 오피스밀집구역에 있고, 회사 로비에 있어서 대부분 테이크아웃으로 많이 해간다.

주로 80프로 이상의 고객이 주변 직장인으로 보였다.


그래서인지 이 카페는 테이크아웃 전문점답게 음료 구입한 고객은 앞쪽에 위치한 테이블이 없는 의자에만 앉을 수 있었고, 안쪽 테이블은 푸드를 주문한 고객만 이용할 수 있었다. 푸드는 대충 훑어보니 간단한 브런치같은 식사류였고 가격대는 2만원대였다. 안쪽은 좀 더 프라이빗하고, 조명도 주황등으로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 같다.

음료주문고객은 앞 쪽 의자에만 앉을 수 있어서 테이블이 없다.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테이크아웃 주문고객들은 어차피 가져만 갈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 없고 오히려 자리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손해보지 않는 느낌(?)이 있다. 사실 음료값에는 자리값도 포함된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주문하려고 줄을 섰는데 어디서 은은한 꽃향기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건 옆에 놓여있던 드라이플라워 한뭉치였는데, 향이 굉장히 셌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분위기가 깔끔, 아늑, 힙한 분위기였다. 컨셉은 아무래도 추측컨대 교토의 상징성을 가져오려고 KYO라고 지은 것 같고, KOHEE는 싱가폴 사람들이 커피를 코히라고 부르기 때문에 붙여서 만든 이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카페 느낌이 나기도 하고, 조명이 특히 일본풍 느낌이 있다.


눈 앞에서 말차라떼를 만들어주는데, 도구들이나 사용법들이 일본에서 가져온 것 같다. 직접 눈 앞에서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조금 뭐랄까 바빠서인지 정돈되지 않고 정신없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카페가 워낙 많은 수의 고객을 커버해야해서 (많은 음료를 빠르게 제조해야해서) 직원들이 많은 탓에 조금 정신없는 느낌도 있었던 것 같다. 바쁘지만 캐셔나 직원들이 친절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처럼 보였다.
음료는 만드는 직원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캐셔는 고객을 응대해야해서 마스크를 안쓰고 있다. 마차라떼 가루가 아니라 직접 손으로 갈아야해서 직원의 노동이 좀 더 들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시간도 직원수가 있는 것 치고는 조금 늦게 나왔다.


음료 메뉴는 앞에서 큐알코드로 미리 볼 수도 있었고, 캐셔 앞에 메뉴가 있다. 멤버십 적립이나 주문확인은 태블릿으로 하고 있었다. 메뉴는 엄청 많아보여서 어떻게 시켜야할지, 말차라떼 이름이 조금 달라서 뭐라고 불러야할지 조금 혼란이 있기도 했다. 좀 더 직관적인 메뉴 디자인이 필요해보였다. 의도는 깨끗해보이려고 텍스트만 넣은 메뉴 컨셉인 건 알겠다.


가게 인테리어 풍은 우드 + 돌처럼 보이는 대리석이다. 전체 컨셉은 일본풍으로 보인다. 옆에 있는 엣지있어보이는 화분 하나 마저도 디테일이 좋아 보인다. 드라이플라워도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바닥은 살짝 자갈처럼 보이는 바닥인데 정확히 뭔지 파악을 못했다. 아무래도 의자 쪽은 회사로비라서 바닥이 다르다. 그냥 시멘트 바닥인데 리모델링한지 얼마 안된 건물같아서 깨끗하다.


커피기계는 이탈리아 회사꺼?로 추정되는 기계를 쓰는 것 같다. 디자인이 예쁜 것 같은데 맛까지 좋을지는 난 모르겠다. 나는 커피맛을 모르기 때문에 ㅠㅠ 어쨌든 테이크아웃 카페는 커피는 무조건 필수이기 때문에 맛이 좋아야 할 것이다.


음료 주문할 때 “How can I address you?”라고 스벅처럼 이름을 묻는다. 그럴때 이름을 말하거나 이니셜을 말할텐데 음 한국에서는 카페 음료 주문할 때 이름 말하는게 어색하게 여겨질 수도 있어서 주문번호를 말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헤일리라고 말했는데 또 역시나 할리라고 적어놓았다. 그래도 어떤 인도인처럼 헬리라고 쓰지 않은게 어딘가. 이름을 어색하게 읽는 것도 고객입장에서는 조금 민망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 주문번호가 더 깔끔할 것 같다. 워낙 팔리는 메뉴가 정해져있어서 음료를 픽업할 때 혼선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테이크아웃 카페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주문한 고객이 맞는지 확인을 해야할 것 같다.


그래서 녹차라떼 맛은 어땠냐면.. 사실 엄청 기대를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기대했는데 그 이상이라고 하면 극찬인 것 같다. 손으로 갈아서 그런지 정말 고소했다. 영국에서 말차라떼를 먹다가 아시아로 넘어와서 먹은 말차라떼 맛은 너무 달아서 적응도 안되고 단맛이 싫어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여기 말차라떼는 단 맛은 없고 고소한 맛이 가득했다. 입 안에서 고소함이 감돌고 살짝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었다. 단 맛을 아예 뺐을 때 사실 맛있기가 힘든 것 같은데 여기는 고소한 맛이 없는 단 맛을 다 커버치는 것 같다. 고소하면서도 아주 1프로로 단맛이 조금 느껴지는데 설탕이 조금 들어갈 수도 있으려나? 그런데 아까 만드는 것을 볼 때는 전혀 설탕은 1스푼도 안 들어가는 것 같았다. 손으로 열심히 갈아서 바로 찬 우유에 넣는 것을 봤다.


음료를 줄 때는 젓는 나무 스틱을 하나 같이 준다. 처음에 음료를 받을 때는 아예 젓지 않은 말차라떼 그대로를 받기 때문이다. 이것도 마케팅인가..? 아마 한국에서 이렇게 줬다가는 나무 스틱 남발한다고 컴플레인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직접 젓고 나서 다 쓴 나무스틱은 옆에 쓰레기 통에 버릴 수 있었다. 빨대는 제공되지 않고 있었고 마시기 편한 뚜껑이라서 먹는데 문제는 없었다.


이 자리는 그렇게 나쁘진 않지만 편하지도 않고 그냥 있을 만은 하다.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이기 때문에 이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푸드 주문 시 이용할 수 있는 테이블도 미니멀하게 단순한 원형 우드 테이블과 의자로 되어있었고 아주 오래 업무를 보거나 공부할 수 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1시간 정도 머물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나는 푸드를 주문하지 않아서 안쪽 테이블을 제대로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봤을 때는 안락해보였다. 푸드 주문 고객이 많지 않아서 바쁜 구역치고는 자리가 널널해보이고 적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카페에 찾는 고객 중 거의 10프로도 안되는 고객이 푸드 주문을 해서 안쪽 자리를 않는 것 같다. 테이블 쪽 자리는 안쪽이라서 밖에서 잘 보이지는 않아서 더 프라이빗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 같다. 지금 보이기에는 노트북으로 회의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조명은 똑같이 일본풍 조명이 걸려있고 테이블 위에는 큰 화분이 올려져 있다. 긴 테이블은 우드 테이블이고 의자도 작은 원형 테이블쪽과 동일하게 작은 의자가 있다. 분위기가 워낙 편하고 깨끗해서 의자에 대한 불만은 잘 안느껴질 것 같다.


여기까지 카페 느낌 총평 끝 :)

1) 테이크 아웃을 많이 하는 구역(회사, 학교, 기관 근처)이라면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가 잘 될 것 같다.
2) 테이크 아웃 카페일수록 맛이 중요한 것 같다. 음료 가격에도 납득이 되고, 자주 찾을 수 있다.
3) 빨리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어야 하고, 편하지는 않지만 아주 잠깐 앉을 수 있는 벤치 3개 정도는 필요해보인다.
4) 컨셉이 정확해야 카페가 매력있어보이고 자주 찾고 싶다. 이 카페의 인테리어는 우드 + 대리석 벽 + 자갈 바닥 + 따뜻한 조명 + 화분으로 꾸며져있고, 컨셉은 일본풍이다.
5) 작은 디테일 (화분, 드라이플라워, 앞에서 보여주는 말차라떼 제조과정, 태블릿 주문, 친절, 주문이동경로) 들이 고객이 느끼는 만족도로 바로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