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온 지 내일 모레면 20일이 된다. 영국에서 2년을 살고 아시아로 넘어와서 문화차이로 어색하고 적응이 힘들었다. 내가 비록 아시안이라하더라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영국식으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생각하는 적응의 과정을 거쳤던 것 같다. 처음에 도착해서는 아시안적인 문화 안에 적응되기 어려웠었다. 싱가폴에서 오랜만에 타는 버스와 지하철이 모두 어색했고, 빠르게 걸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허둥지둥 대면서 길 찾느라 어려웠다. 하지만 2주정도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연스럽게 버스를 타고, 지하철도 타고, 군중 속에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되었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싱가폴은 달라져있었다. 내 기억이 미화되었는지, 정말 흐름이 바뀐 건지는 모르겠지만, 친절했다고 기억했던 싱가폴 사람들은 좀 더 냉소적이고 공격적으로 보였고, CBD 빌딩 숲엔 새로운 건물들과 리모델링한 건물들로 드리우며 기억 속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렇게 오랜기간 그리워하다가 마주하게 된 싱가폴의 모습은 조금은 다른 느낌이었고 실망은 아니지만 기억 속과는 다른 모습에 조금 슬프기는 했었다.
아무래도 영국에서 지내다와서 아시안적인 문화에 적잖이 당황한 적도 몇 번 있었고, 영어소통이 안되는 식당들을 볼 때마다 내가 알던 싱가폴이 맞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했었다. 20대에 잠깐 체류했었던 싱가폴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긴 했다. 영국에서는 정말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문화가 다르긴 했었다. 그래서 그 문화에 적응해나가는 내 모습으로 변했고, 꽉 막히고 빨리빨리에 급급했던 성격도 바뀌었고,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변했다. 그렇게 나는 영국 사회에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아쉽게도 취업을 못해서 결국 다시 아시아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지만 ㅠㅠ
변화가 계속 되더라도 그 사회에 맞추어 나는 변해갈 것 같다. 하지만 최근들어 내가 경계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각박하고 억척스러운 문화에는 스며들고 싶지 않다. 나는 영국에서 변한 여유롭고 남에게 관대해진 내 모습이 좋고,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남들이 그렇다해도 나는 그렇게 변하고 싶지 않다. 속한 사회가 바뀌면 내 자신도 거기에 맞춰서 점점 변화해가지만 한국의 그런 점들은 따라가고 싶지 않다.
'일상 기록 📝 > Singapo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가폴 한달살이] 싱가폴 창이공항 커피빈에서 끄라비행 비행기 기다리면서 (0) | 2024.07.07 |
---|---|
[싱가폴 한달살이] 해외취업국가로 싱가폴 선택지를 놓을 수 있게 된 이유 3가지 (0) | 2024.07.06 |
[싱가폴 한달살이] 혼자 인사이드아웃2 보기, 비보시티 영화관 (0) | 2024.07.04 |
[싱가폴 한달살이] 싱가폴 말차카페 KYO KOHEE, 테이크아웃 카페 분석 (0) | 2024.07.04 |
[싱가폴 한달살이] 사건은 항상 예기치 않은 곳에서 일어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0) | 2024.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