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위한 기록일 뿐이다.
2018년 어느 한 자동차 부품회사 봤던 최악의 면접보다 최악은 아니었으나, 썩 좋지 않은 면접 경험을 했다.
이 기록은 온전히 그냥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쓴다. 잊지않기 위해서.
다시 상기시켜 내 기분이 나빠지고 싶지 않았으나, 그래도 꽤 많은 생각을 들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기에 글로 남겨두겠다.
전반적인 면접 인상은 경력위주가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격인지 딥하게 파악하려는게 보였다.
1. 본인이 했던 경력 위주로 해서 자기소개 해주세요.
2. 현재 회사의 규모 (직원수, 매출금액)
3. 최근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보라 영어로.
4. 주변에서 얘기하는 나의 장단점 피드백
5. 회사에서 힘든 업무가 어떤 것이냐
6.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확히 뭐냐, 무슨 회사냐, …
7. 왜 반도체 업계로 오고 싶은건지
8. 우리회사 대해서 알고 있는지, JD업무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말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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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학교 왜 이 대학으로 갔냐? 후회는 안하는지? 왜 이질문을 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 제일 화가 났던 질문
8. 싱가폴 다녀와서 공백기동안 무엇을 했는지? 공백기에 대한 질문을 끈질기게 함. 싱가폴에서는 계약직 인턴같은 거였나? 왜 빨리 그만뒀는지? -> 20대 계획대로 정말 모든 시간을 알차게 쓰면 좋겠다 그래
9. 데이터분석 공부는 석박사들이 하는데 왜 공부했는지? 이건 필요없다고 말함. 이 공백기가 아쉽다고 함. -> 아니 내 인생 왜 지가 아쉬움?
10. 대학교 5년 동안 다닌거같은데 1년은 뭐했는지? -> 요즘 1년 늦게 졸업이 허다한데 왜 이거가지고 태클인지 모르겠다.
+ 우리 회사는 올해만 45밀리언을 핸들해야하는데 너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 우리 회사는 삼성 600명? 을 상대해야하는데 너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 우리 회사는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서 스트레스가 정말 많은데 너가 견뎌낼지 잘 모르겠다.
+ 지금 회사에서 2년 3개월만에 나오려는거 보니까 조금 잘 모르겠다.
+ 세일즈어드민이 본인한테 맞다고 생각하냐? (의구심 x10000) 지네가 봐도 나는 어드민잡이 안어울렸나보다.
마치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HR남자, 해당팀 매니저 둘이서 내 인생에 대해 평가하고 왜이렇게 살았냐는 뉘앙스로 내 공백기나 퇴사이유를 끈질기게 캐물었다. 그리고 나는 마치 이것저것 해봤지만 별거 없는 아쉬운, 안타까운 인생처럼 만들었다.
나는 무슨 신입 면접 보는 줄 알았다. 내 경력에 대해서 말하기 보다는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왜 공백기가 있고, 왜 퇴사를 했는지 물어보는게ㅋㅋ
이 외에도 여러가지 신경을 건들만한 질문들을 계속 해서 던졌다. 생각나는건 여기까지임.
굉장히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고, 불쾌했던 면접 경험이었다.
마치 고백도 안했는데 차인 느낌이랄까…
이에 비하면 시세이도는 정말 편하고 쉽게 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면접도 궁합이라고 생각한다. 면접관과의 가치관 차이가 면접에서도 느껴지듯이
나역시도 면접관을 파악하고 나와 맞는지 지켜보겠다~라는 마인드로
안맞는 것 같으면 주눅들지 말고, 나도 아니거든~ 이런 느낌으로 가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
중간부터는 그냥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냥 편하게 보자라고 생각이 들정도로 면접관들의 부정적인 기운과 나에 대해 의구심만 품고 있고,
긍정적 반응이 하나도 없어서 더 위축되고 말이 잘 안나왔다.
생각하고 있는 걸 말로 조리있게 말한다는게 한국인이지만 한국말로 잘 못하겠다.
내가 이렇게 말을 못하는 사람이었나 싶을정도로 정말 엉망진창으로 얘기했는데, 그것은 면접관의 태도가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시세이도는 편하고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술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면접관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반응이었다.
ASMR인지 삭제 나는 반도체랑 안맞는거 같고! 그런 꼰대적 마인드와 갑갑한 옛날식의 생각을 지닌 보수적인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다!
불합격이라는 단어는 언제봐도 기분이 나쁘고 내가 부정당한 느낌이다. 분명히 일주일 뒤나 이주일 뒤에 불합격이라고 메일이 오고 나는 잠시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사실 면접 이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왜 이직을 하려고 했을까?”
“남들처럼 살려고 하는게 행복한 삶일까?”
“그래, 난 별종인데! 행복한 별종이야”
“내가 가장 행복했던, 인생 만족도가 높았던 때가 언제였지?”
“나는 역시 한국 조직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이건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단지 궁합이 안맞는거야”
내가 4년 전 영국대학원 입학을 포기하고 취준을 선택한 이유도, 내가 별종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어서였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한국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회사에 다니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결혼도 하고 효도도 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 선택에 내 행복이 있었을까?
이 선택을 하고 나는 내 인생에 만족할 수 있었을까? Never 아니었다.
남들처럼 살아보려고 삭제 입사하고 삭제이라는 썩 나쁘지 않은 연봉을 받았지만, 넉넉하지도 않고 풍요롭지도 않았다.
남들과 비슷해졌다고 해서, 비슷한 인생을 산다고 해서 소속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고, 별종이 되지않아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남들처럼 비슷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나를 위한 노력은 아니었다.
갑자기 울컥…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 두번 사는 것도 아니고 , 내 지금 이 순간의 젊음은 다시 돌아오지않는다.
내 행복과 만족감을 위해 내 인생을 찾아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오늘 면접경험이 그렇게 슬프지는 않다.
중견기업 반도체 면접 경험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도 한국은 별 길지도 않은 공백기에 뭐했는지가 그렇게 궁금하고, 학벌이 후진데 후회안하는지가 궁금하고, 쓸데없는 소프트웨어를 공부했다고 알려주고, 데이터분석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이 아쉽다고 평이 내려질 수 있었다.
싱가폴에서 6개월만에 돌아온 것은 인내부족, 비정상적인 행동이었고, 외국에서 여러 경험을 한 것은 세일즈 어드민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의심받을만한 경험이었다. 세일즈 어드민은 그냥 하란대로 하는 기계같은 사람이니까.. 도전따위 하지 않는 인간이 어울리는 직무니까..인정..
이것가지고 무너질 내가 아니다.
그까짓 반도체회사 다니면서 세일즈 어드민 별로 안부럽다.
SCM이면몰라도. 세일즈 어드민 하나도 안부럽고, 꼰대같은 매니저 아래에서 일하면 지옥같을 것 같다.
45분간 매니저랑 얘기해본 결과 부정적인 말들을 툭툭 내뱉을 인간인 것 같았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가치관 차이가 엄청 날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도전적이고 2년을 일하고 그만둬도 새로운 시작을 하구나!할텐데 이 사람이 느끼기엔 2년만 일하고 나가다니 인내심 부족이군 이렇게 생각하니까
소개팅을 했는데 나랑 안맞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ㅋㅋ
나는 고백 하지도 않았고, 지네가 설령 합격시켜줘도 나는 안갈거였으니까 차였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반도체랑 나는 잘 안맞네~ ㅋㅋㅋㅋ
이제 토플만 공부하면 되겠구나!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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