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면접이었던지 정말 많이 긴장되고 설렜다. 퇴사 이후 그리고 영국 석사 이후 영국에서 보는 첫 면접이었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면접이었고, 이번 면접을 통해서 취업에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너무나도 감사하고 소중했던 면접 기회였다.
회사는 폴란드계 소프트웨어 IT 서비스 회사이고, 유럽 전역에 오피스가 있고, 아시아에도 싱가폴을 제외하면 모든 나라에 오피스가 있었다. 싱가폴에 오피스가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점이었지만, 세일즈 직무가 싱가폴에서는 정말 강세라서 이직에 용이하고, 특히 IT컨설팅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놓치기 싫은 기회였다.
링크드인으로 지원 후 4일 이내에 면접 이메일을 받을 수 있었고, 본사에 있는 매니저와 면접 시간을 어레인지했다. 제안받은 면접 가능한 날짜는 이틀 후였다. 면접 준비를 할 시간이 조금 촉박했지만 주어진 대로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했다.
먼저 지원한 직무와 내 경력/백그라운드의 접점에 대해 더 파고들어서 조사했다. 학교에서 했던 프로젝트, 이전 회사에서 했던 고객관리경험과 IT팀과 ERP 레포트 협업했던 경험 등등 관련한 내 경험들을 모두 다 나열해보았다. 그리고 그룹화를 해서 계속 읽고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표현들을 외웠다.
모든 면접이 그러했듯이 면접 전까지 열심히 준비해도 부족한 점이 계속 보이고, 면접 들어가기 직전에는 안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면서 다독이면서 욕심을 버리고 면접에 들어갔다. 너무나도 공백기가 길었던 탓에 너무 긴장되고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였다.
IT 소프트웨어 회사 면접이지만 고객관리와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크게 요구하는 Pre-Sales Consultant 포지션 면접이었기 때문에 I성향을 과감히버리고 적극적이고 일잘러인 E 연기를 조금 가미하긴했다. 그렇지만 솔직히 내가 가진 MIS 석사와 세일즈 관리 경험과 데이터 분석 경험이 이 직무와 찰떡같이 잘 맞아 떨어졌었고, 나는 대외적으로는 대문자 I성향이지만, 일할 때는 적극적인 E 90%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면접보는 매니저가 그런 나를 알아봐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고있었다.
대학원 때 Graduate Scheme으로 5군데 이상 지원해봤지만 면접 제의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영국와서 보는 첫 면접이라서 기대되기도 하고, 괜히 이번 경험으로 더 주눅들까봐 걱정도 많이 했었다. 한국에서 한 두번의 정말 가슴에 상처를 입었던 면접 경험이 있던터라 면접 전에 상처받지 않기로 다짐하면서 면접에 들어간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너무 마음이 웅장해질만큼 좋았던 면접 경험을 남겼다.
직무에 연관된 질문만 받는다.
일절 개인적인 질문을 묻지 않는다. 예를 들면 졸업 후 1년이 공백인데 뭘 했는지? 왜 대학을 여기에 갔고 후회는 안하는지? 왜 싱가폴에서 6개월만에 돌아왔는지? 왜 IT업계에 오고 싶은건지?
더불어 나의 CV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이나 의심을 하는 듯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본인이 큰 금액의 오더와 삼성에서 오는 문의들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한국에서의 면접은 인간으로서의 나를 판단하려고 하는 듯 했지만, 이 곳에서의 면접은 해당 직무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 해당 직무를 통해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지를 묻는다. 너무나도 깔끔하고 명확한 면접이다. 면접은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지, 한 지원자의 인생을 가치평가를 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면접을 벤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다.
인터뷰의 전반적인 내용은 벤다이어그램의 가운데에 있는 부분이다. 내 이력서와 소프트스킬 중에서 지원한 직무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만 다룬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내가 가진 Tranferrable skills를 파악하는 것이다. 결국 면접관이 궁금한 것은 이 업무를 잘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고 하고, 이전 경력에서 조금이라도 다룬 일이더라도 관련된 부분만을 궁금해 할 것이다. 내가 이전에 했던 일은 Sales Admin으로 일주일에 한번, 한 달에 한번씩 세일즈 데이터 레포트를 제출했었다. 내가 주로 했던 일은 선적 및 오더 관리였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을 부각시켜도 될지 처음에는 망설였었다. 내 주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리어 전환을 원한다면 반드시 지원하는 포지션과 관련된 경력만을 CV에 넣고, 아주 작게 참여했더라도 접점이 있다면 무조건 활용해야한다. 나역시도 그렇게 했고, 그게 맞았다는 것을 이번 면접으로 확실하게 깨달았다.
면접은 온라인 미팅으로 진행했고, 면접 시간은 30분 내외였다. 본사 매니저와 일대일로 진행되었다.
1. 자기소개
2. 이 회사에 대해 알고 있는지
3. 지금 나 어디에 살고 있는지, 비자 문제 있는지도 물어봄, 일 언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
4. 내 이전 경력과 지원하는 롤에 접점에 대해서 (데이터 분석, 글로벌 고객 관리, 고객 컴플레인 관리 등등) - 면접 주요 내용 / 불합의 결정요소
5. Cross-functional 팀이랑 일해봤는지
6. 프레젠테이션 스킬이 있는지
7. CRM 제품에 대해 아는지 / 써봤는지
8. 비즈니스 트래블 많이 다닐 수 있는지
9. Expected salary
10. 마지막 질문있는지 - 커리어 패쓰 물어보면 좋음
준비했던 내용을 토대로 대답은 다하긴 했는데 아쉬웠던 점이나 느낀 점들이 있었다.
1. 긴장되고 급한 마음에 말이 너무 빨라졌었다.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프로페셔널해 보인다.
2. 면접관이 "~~한 경험이 있어요?"라고 물어보면 "Yes, I do have + 예시" 깔끔하고 정확한 전달을 위해서 두괄식으로 답해야한다.
3. 침착함이나 여유가 잘 안보였음 대신에 뉴비가 가지는 열정과 당당함은 보여준 것 같긴함.. 그치만 프로페셔널이 부족했던 느낌이었다.
4. 면접 전 준비할 때 대본처럼 준비하면 안된다. 경험과 사건 위주로 스토리라인을 준비해서 어떤 질문에도 약간씩 바꿔서 끼워맞추면 된다. 예를 들면 예전에 일할 때 제품에 문제가 생겨서 품질팀과 생산팀과 협업하여 해결했다는 스토리는 고객 관리 어려웠던 경험으로 말할 수도 있고, 타 부서와의 협업 경험으로도 말할 수 있다. 스토리라인을 3개 정도 준비해서 가면 즉흥적으로 질문에 맞춰서 답할 수 있다.
5. 킬링 단어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Dynamic work environment, cross-functional teams와 같이 내 역량을 배로 강조할 수 있는 단어들이 있다. 이런거 중간에 한번씩 언급해주면 면접관이 매우 좋아한다.
6. 부족한 영어는 평소에 공부해야한다. 영어 근육은 평소에 키워서 막힘없이 말하고, 문장구조로 브로큰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번 면접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었고, 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커리어로 시작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면접에서 떨어지더라도 나에게는 영국에서 첫 면접이라는 감사한 경험을 안겨준 회사라서 좌절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면접 경험을 발판으로 다시 또 열심히 준비해야지. 다시 나는 취준모드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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